[SMM 핫토픽] 포스코, 광양 250만 톤 전기로 가동 개시

게시됨: Jul 09, 2026 16:50 (GMT+8)

2026년 6월, 포스코는 서울에서 약 360km 떨어진 남해안 광양제철소에서 전기로(EAF) 준공식을 열고 저탄소강 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연간 설계 용량 250만 톤의 이 전기로는 국내 최대 단일 설비다. 이는 포스코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상공정 투자에 나선 것으로, 고로 중심 생산 체제의 구조 전환을 알리는 신호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적인 지급 단계에 진입하고 제4차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가 강화되는 배경 속에서, 이 프로젝트의 전략적 의미는 단순한 생산 능력 그 이상이다.

프로젝트 세부 사항 & 가동 일정

이 프로젝트의 특별한 의미는 시간적 스팬에 있다. 광양제철소 5고로가 2000년 4월에 화입된 이래, 포스코는 20년 넘게 대규모 상공정 설비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번 전기로로의 선회는 반세기 만에 고로 중심 용선 생산 체제에서 방향을 전환한 첫 걸음이다.

기술 구성면에서, 이 전기로는 주원료로 철스크랩을 사용해 스크랩 용해를 통해 전통적인 철광석-코크스 환원 고로 경로를 대체한다. 이 전환을 통해 전통적 고로 대비 최대 75%의 CO2 배출 감축을 달성할 수 있다. 핵심 설비는 이탈리아 테노바(Tenova)가 공급했으며, 콘스틸(Consteel) 연속 스크랩 장입 시스템과 콘스터러(Consterrer) 전자기 교반 시스템을 갖췄다. 포스코는 또한 전기로 가동 중 발생하는 폐가스를 스크랩 예열에 활용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준공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주요 일정

 

 

가동 이후 시장 영향

단기적으로 이 전기로가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그 가치는 대체로 구조적이고 전략적이다. 이는 원료, 제품, 규제라는 세 가지 핵심 축으로 분석할 수 있다.

  • 스크랩 시장——점진적 수요 확대, 그러나 신중한 속도: 가동 초기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내부 발생 스크랩을 우선 소비하고 외부 구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6년 외부 스크랩 구매량을 약 200만 톤으로 추산한다. 녹색 철강 시장이 기대보다 더디게 성장하면서, 단기적 스크랩 소비는 비교적 억제될 수 있다. 이는 전기로가 국내 및 지역 스크랩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가동 첫해에 급격한 수요 급증을 유발하기보다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임을 의미한다.

  • 용선 혼합을 통한 고급 판재 제품 진입: 포스코의 차별화된 접근은 “용선 혼합” 기술에 의존한다. 이는 전기로에서 나온 용강과 고로의 용선을 혼합·정련하여 탄소 배출을 낮추면서도 고급 제품에 필요한 강재 품질을 유지한다. 회사는 고급 전기로강을 8대 전략 제품 중 하나로 지정하고 연구개발·생산·판매 통합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2030년까지 자동차 강판과 전기강판의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는 자동차 및 전기·전자 수요처의 저탄소강 수요에 직접 대응하며, 보통의 봉형강류 전기로 설비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 규제 & 경쟁——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저탄소 설비: 전기로 가동 시기는 점점 더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와 정확히 맞물린다. EU CBAM은 2026년 1월 1일 본격 단계에 돌입하여 수입 철강에 내재된 탄소 배출량에 대해 비용 부과를 요구한다. 이 지급 의무 비율은 2026년 약 2.5%에서 2034년 100%까지 매년 증가한다(EU 내 무상 할당량의 단계적 폐지와 연동). 수출 주도형 한국 철강사들에겐 저탄소 설비가 유럽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헤지 수단 역할을 한다.

종합하면, 광양 전기로는 첫해에 포스코의 생산량 구조나 전체 탄소 발자국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250만 톤은 총 조강 생산량 대비 제한된 비중이다. 진정한 의미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앞서 저탄소 제품 라인과 이에 대응하는 고객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는 “옵션 가치”가 “현재 생산능력 가치”를 넘어서는 레이아웃이다.

글로벌 철강 탈탄소 배경

철강 산업은 전 세계 CO2 배출량의 약 7~9%를 차지하며(세계철강협회 자료), 탈탄소화가 가장 어려운 제조업 중 하나다. 배출량 차이의 근본은 제강 경로에 있다. 전통적인 고로-전로(BF-BOF) 공정은 에너지이자 환원제로 원료탄에 의존해 탄소 집약도가 가장 높다. 반면 스크랩-전기로 경로는 주로 전력에 의존해 탄소 집약도가 가장 낮은 성숙한 경로다.

 

하지만 경로 전환의 현실적 제약은 기존 설비 구조에 있다. 전 세계 조강 생산에서 BF-BOF 경로가 여전히 약 72%를 차지하며, 스크랩 기반 전기로는 약 21%, 나머지는 직접환원철-전기로(DRI-EAF) 등 기타 경로다.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고로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중국은 글로벌 철강 탈탄소 속도를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되었다.

2050년 넷제로 목표를 겨냥해 주류 경로는 생산 구조가 전기로와 수소 직접환원 쪽으로 대폭 전환돼야 한다. 하지만 전환은 고품질 스크랩의 공급·가용성, 녹색 전력의 스케일업, 저탄소강의 전통 제품 대비 비용 프리미엄이라는 3중 제약에 발목이 잡혀 있다. 포스코의 “2단계” 구상—전기로를 과도기로, 하이렉스(HyREX) 수소환원을 종착점으로 삼는—은 바로 이러한 글로벌 구도 속에서 선택한 전형적 행보다.

한국 철강사들의 탈탄소 노력

한국 철강 산업의 탈탄소는 한 기업의 단독 행보가 아니다. 이미 2021년 2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6개 철강사는 공동으로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하고 산·학·연·관으로 구성된 ‘녹색철강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정책적 제약(제4차 K-ETS,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NDC)과 외부 압력(CBAM)이라는 이중 압력에 밀려 각 기업은 궤적은 유사하나 저마다 초점이 다른 탈탄소 레이아웃을 형성했다.

양사의 공통 논리는 분명하다. 현재는 전기로와 용선 혼합 같은 ‘전환 기술’을 통해 제품 탄소 발자국을 낮추고, 2030년경 수소 직접환원을 도입해 2050년까지 완전 전환을 목표로 한다. 차이는 엔트리 포인트에 있다.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하이렉스를 수소 제철 종착점의 핵심으로 삼는 반면, 현대제철은 하이-큐브(Hy-Cube) 브랜드 아래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전기로 판재 제품을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상용화하는 데 주력한다. 광양 전기로의 가동은 바로 이 거대한 전환 과정에서 정량화되고 가시적인 이정표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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