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의 샴페인 마개가 너무 일찍 터졌을 수도 있다.
2026년 1월 1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확정 체제”에 공식 진입한 것을 기념하는 고무적인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는 디지털화의 승리였다. 1만 건 이상의 세관 신고가 실시간으로 검증되었고, 시스템은 비단처럼 매끄럽게 운영되었다.
그러나 브뤼셀의 책상에서 벗어나 함부르크의 관세 중개인, 로테르담의 철강 트레이더, 그리고 대륙 전역에서 서류에 파묻혀 허덕이는 세관 공무원들에게로 렌즈를 돌리면, 전혀 다른 그림이 드러난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교묘하게 미화된 행정적 “심장 마비”다.
2026년 첫 7주에 대한 법의학 수준의 조사 결과, CBAM의 착륙은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저급한 데이터 오류, 재앙적인 승인 적체, 위태로운 임시방편에 시달리며, 이 제도는 현재 적법성과 운영의 이중 위기에 빠져 있다.
I. 터무니없는 “기본값”: 대만의 스테인리스가 인도네시아 석탄으로 “둔갑”하다
이 혼란을 대표하는 각주를 하나 꼽자면, “기본값 논란”이 단연 첫손에 꼽힐 것이다.
상류 공장으로부터 정확한 탄소 배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는 수입업자들에게 EU의 공식 “기본값”은 구명줄이다. 이는 엄격한 과학적 계산에 기반한 기준선이어야 했다. 그러나 2025년 12월 31일, 새 규정 발효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공개된 2,400페이지 분량의 문서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는 단순한 오차 수준이 아니라, 야금학적 희극에 가깝다.
업계 단체들은 세관 및 세무 총국(DG TAXUD)이 대만 지역의 스테인리스강 탄소 배출 기본값을 설정할 때, 데이터 표에 구조적 오류가 의심되며, 인도네시아 데이터 구조를 “복사-붙여넣기”한 흔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는? 현실 세계에서는 강철 슬래브를 정밀 튜브로 가공하려면 상당한 전기가 필요하므로, 완제품이 반제품보다 배출량이 더 높아야 하는 게 논리적이다. 하지만 EU가 발표한 표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만의 반제품 스테인리스강이 완제품보다 더 많은 배출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는 현상을 지적하며, 그 합리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야금학적으로 이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관료적 엑셀 시트에서는 법적 근거가 되었다.
더욱 치명적인 점은, 대만의 스테인리스강 산업이 주로 전기로(EAF)와 스크랩 재활용에 의존하여 탄소 발자국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반면 인도네시아 스테인리스강 산업은 니켈 선철(NPI)과 석탄 화력 발전에 크게 의존해 배출량이 극히 높다. EU의 이른바 “실수”는 마치 기름진 삼겹살 요리의 칼로리 수치를 가벼운 정원 샐러드에 강제로 부여한 격이다. 이로 인해 대만산 스테인리스강을 구매하는 유럽 바이어들은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재정적 비용을 떠안게 되었다.
II. 27% 통과율: 1만5천 대군이 관문에서 막히다
데이터 논란이 “연조직 손상”이라면, 행정 승인 적체는 치명적인 “복합 골절”이다.
CBAM 확정 단계의 핵심 규칙은 간단하다. “공인 신고인” 자격 없이는 수입할 수 없다. 즉, 나사 하나나 알루미늄 판재 하나라도 유럽으로 선적하려는 모든 기업은 먼저 “입장권”을 확보해야 한다.
현실은 가혹하다. 집행위원회의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1월 7일까지 EU 전역에서 12,000개 이상의 사업자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승인된 곳은 4,100여 곳(통과율 약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업계 추산으로는 2월 말까지 신청 건수가 약 15,000건으로 늘어나 통과율이 약 27%로 하락했다.
나머지 대다수는 어디로 갔을까? 이들은 업무 과부하에 걸린 국가관할당국(NCA)의 승인 시스템에 발이 묶여 있다. 독일에서는 신청서 폭주로 물류 대기업 DSV가 고객사에 CBAM 승인 및 등록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공지를 내렸고, 수천 중소기업들은 마치 눈 먼 파리처럼 복잡한 신고 시스템에 충돌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미로 같은 디지털 인증 절차로 인해 신청서가 해커만이 돌파할 수 있는 미로가 되어버렸다.
유럽 항만의 마비를 막기 위해 EU는 어쩔 수 없이 “진통제”를 투여했으니, 바로 세관 코드 Y238이다.
이것은 3월 31일 이전에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받지 못한 기업들이 당분간 물품을 계속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임시 “통행증”이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그저 폭탄의 도화선을 길게 늘인 것에 불과하다.
III. 침묵 전략과 ‘소급 처벌’의 위험
업계의 회의론에 직면하여, 브뤼셀은 가장 오래된 홍보 전략, 즉 침묵을 선택한 듯하다.
거버 그룹과 같은 업계 거물들이 1월 9일 이미 대만/인도네시아 데이터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상세한 기술적 경고를 발령했지만, 업계에 따르면 2월 말까지도 기본값을 법적으로 수정하는 공식 “정정서”는 발행되지 않았다. 2월 13일에 발표된 업데이트된 엑셀 버전에는 “참고용”이라는 면책 문구만 추가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경직된 태도는 모든 위험을 기업에 전가한다.
현재 Y238 임시 조치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진짜 위험은 “물품이 반출되는지 여부”가 아니라 “소급 처벌을 받을지 여부”에 있다. 관할 당국은 승인 신청이 최종 거부될 경우, 회원국은 CBAM 규정 제26조 (2)/(2a)에 따라 대기 기간 동안 수입된 물품에 대해 소급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러한 벌금은 경우에 따라 표준 벌금의 3~5배에 달할 수 있다. 즉, 이는 절차상의 결함이 아니라 기업의 현금 흐름과 대차대조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위험이다.
결론: 오만의 대가는 누가 치르는가?
CBAM은 EU 기후 야망의 왕관 보석이자, 글로벌 녹색 무역의 등대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2026년의 개막 장면은 오히려 미완성 바벨탑을 보는 듯하다.
업계를 도사리는 “데이터 유령”부터 심각하게 적체된 승인 채널까지, 이 “하드 랜딩”은 규제 야망과 행정 역량 사이의 깊은 간극을 드러낸다.
유럽의 수입업자들에게 이제 하루하루는 짙은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것과 같다. 그들은 탄소 배출량뿐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의 비용까지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리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 오만한 “침묵”에서 벗어나 명백한 운영 논란을 해명하지 못한다면, CBAM이 잃게 될 것은 단순한 데이터 정확성을 넘어 전 세계 무역 파트너들의 신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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