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재 해운 컨설팅 회사 드류리(Drewry)가 지난 금요일(5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어 발표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북유럽 주요 허브의 항만 혼잡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앤트워프, 로테르담, 함부르크, 브레머하펜 등 유럽 주요 항만에서 컨테이너선의 접안 지연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화물 적체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독일 브레머하펜의 접안 대기 시간은 77% 증가했고, 함부르크항은 49%, 앤트워프항은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로테르담항과 영국 펠릭스토우항에서도 대기 시간이 늘어났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항만 혼잡의 원인으로는 노동력 부족, 낮은 강수위,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 등이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 항만에서 지난 5월 20일 전국적 파업이 발생해 항만 운영이 더욱 압박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앞서 앤트워프항은 이미 이전 파업으로 인한 화물 적체, 야드 용량 부족, 수출입 화물 불균형, 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른 접안 시간 조정 등 여러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벨기에는 5월 20일에 또 한 차례 전국적 파업을 예고했으며, 파업 기간 동안 앤트워프항의 모든 선적 작업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미 어려운 상황과 맞물려 컨테이너선의 출항과 입항에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라인강의 낮은 수위로 인해 부선 운송 능력이 제한되었고, 특히 앤트워프항과 로테르담항에서 내륙 물류 부담이 더욱 가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반복되는 관세 정책으로 수출업체들이 완전히 당황하여 주문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해운업계에 비계절적 변동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앞서 미중 양국이 상호 관세 양보를 하면서 일시적 '휴전' 기간 동안 기업들이 서둘러 화물을 운송하려 하면서 양국 간 화물 운송량이 급증했다.
트럼프의 최근 입장 변화는 주말에 발생했다. 지난 금요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다음 달 초 EU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 트럼프의 태도는 다시 바뀌어 EU에 대한 50% 관세 부과 시한을 7월 9일로 연장하는 데 동의했으며, EU와 원만한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은 MSC 지중해해운 등 대형 해운사들이 6월부터 특히 아시아발 화물을 대상으로 운임 인상과 성수기 할증료를 시행하도록 만들었다.
"추가적인 정책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 활동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토요일(5월 24일) 연구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기관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로 독일, 벨기에,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꼽았으며, 이들 국가가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해운 병목 현상은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드류리 보고서에 따르면 선전, 로스앤젤레스, 뉴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 지난 3주간 접안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운사들은 노선을 조정하고 수출업체에 혼잡 관련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