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포함) 배터리 장착량은 221.8GWh로, 전년 동기 159.8GWh 대비 38.8% 증가했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 CATL 순위 독주, SVOLT 에너지 테크놀로지 성장률 1위
올해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 기준으로 중국 배터리 제조사 6곳이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한 84.9GWh로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CATL 배터리는 지커(Zeekr), 아이토(AITO), 리오토(Li Auto), 샤오미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도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
BYD의 배터리 장착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0% 증가한 37.0GWh로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와 전기차(배터리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포함)를 모두 생산하는 BYD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베스트셀링 모델을 다수 출시했다. 2024년 BYD의 전기차 판매는 약 400만 대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약 6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BYD는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확대하며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나머지 4개 중국 배터리 업체도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CALB는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한 8.6GWh로 5위, 고션하이테크(Gotion High-tech)는 7.7GWh로 전년 동기 대비 86.6% 급증해 6위, EVE는 전년 동기 대비 59.6% 증가한 5.7GWh로 9위를 기록했다. 뒤를 바짝 추격한 SVOLT 에너지 테크놀로지는 5.6GWh로 전년 동기 대비 100.2% 급증해, 이번 목록에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가장 높은 배터리 제조사로 나타났다.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합산 장착량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의 18.7%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4.6%p 하락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장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23.8GWh로 3위를 유지했다. SK온은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한 10.5GWh로 4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한 7.3GWh로, 주로 유럽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차종별로 보면 삼성SDI 배터리는 주로 BMW, 아우디, 리비안 모델에 탑재된다. 올해 1분기 i4, i5, iX 등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BMW 모델의 판매는 안정적이었지만, 리비안의 스탠더드 레인지 R1S 및 R1T가 삼성SDI가 생산하지 않는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장착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한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 감소가 삼성SDI의 장착 실적을 추가로 끌어내렸다.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그룹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한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와 EV6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판매가 반등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EQA, EQB 등 컴팩트 SUV의 안정적인 판매가 SK온의 배터리 장착량을 견조하게 뒷받침했다. 또한 폭스바겐 ID.7과 ID.4의 강한 판매가 SK온 장착량 증가를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테슬라, 기아, 폭스바겐, 쉐보레 등 브랜드의 모델에 주로 탑재된다. 올해 1분기 테슬라 모델 판매 부진으로 테슬라향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장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음에도, 폭스바겐 ID 시리즈와 기아 EV3의 호조, 그리고 얼티엄(Ultium) 플랫폼 기반 쉐보레 모델(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 등)의 판매 증가가 LG에너지솔루션 전체 장착량을 전년 동기 대비 15.1% 늘리는 데 기여했다. 또한 1분기 장착량 기준 글로벌 톱10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가운데 테슬라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은 유일한 일본 기업이자, 삼성SDI와 함께 장착량이 감소한 유일한 업체였다. 올해 1분기 파나소닉의 배터리 장착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7.2GWh로 8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 3와 Y에 대한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테슬라 판매가 줄었고,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파나소닉의 장착량도 함께 감소했다. 다만 2170 및 4680 배터리 업그레이드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파나소닉의 장착량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한국 배터리 업체 간 점유율 격차, 더욱 확대
주목할 점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의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이 47.5%에 달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의 양대 배터리 기업 CATL과 BYD는 시장 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합산 55%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VOLT 에너지 테크놀로지와 고션하이테크를 포함한 나머지 4개 중국 업체도 두드러진 성장률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12.5%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합산 67.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23.2%에서 18.7%로 축소돼 중국과 한국 배터리 업체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편 일본 배터리 업체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3.3%에 그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선된 이후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와 원자재에 대한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공식 시행하며 글로벌 공급망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및 협력을 확대하고, 북미 시장에서 정책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미국 내 현지 생산 전략 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배터리 산업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중장기적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원자재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졌다. 미국 보호무역 강화,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 중국발 가격 압력 확대라는 복합적 환경 속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은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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